보도자료 내용
제목 케리어 우먼
글쓴이 명동사
날짜 2017-01-17 [15:54] count :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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껴쓰고 눠쓰고 꿔쓰고 시쓰자

가죽제품 수선 전문점
명동의 명물 "명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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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여행에서 사온 고급 핸드백이나 구두를 고칠 수 있는 곳은 지방은 물론 서울에도 흔치 않다. 해외 유명 브랜드 핸드백이나 여행용 가방에서부터 불과 몇천원하는 가죽제품에 이르기까지 망가진 제품을 원상태로 복귀시키는건 만만치 않은 일. 하지만 이곳 명동의 명물로 꼽히는 “명동사”는 가죽 수선에 있어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솜씨를 자랑한다.

◇글/정은영 ◇ 사진/김덕창

명동 입구에서 중국 대사관 방향으로 50m 정도가면 5층짜리 낡은 건물에 명동사가 있다. 이곳은 주변의 반짝이는 새 건물들과 달리 유난히 허름함에도 불구하고 문턱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든다.

끈어진 가죽 핸드백 끈을 가지고 찾아온 20대 초반의 아가씨, 한쪽 굽이 나가 버린 구두로 간신히 들어서는 아주머니, 집안에 쌓아두었던 가죽제품을 싸들고 온 아저씨에서부터 서울 시내 백화점에 입점한 명품 브랜드 제품의 종업원까지 이곳을 찾는 손님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명성을 널리 알리기 까지는 한 사람의 숨은 인내와 끈기가 필요했다. 30여년 동안 오직 ‘성실’이란 두 글자를 가슴에 새기고 두 평 남짓한 구두 수선점에서 자신의 삶을 묻은 김동주 씨(56). 그 한 사람의 작은 힘으로 출발해서 지금의 장성한 두 아들 상배 씨(31)와 상곤(28)도 같이 가세해 1층은 구두전문 수리점. 3층과 4층에서는 해외 유명브랜드 핸드백이나 여행용 가방, 벨트, 특수한 가죽옷, 지갑 등을 수선하는 가죽제품 수선 전문점으로 우뚝 서게 됐다.

“욕심 부리지 말아야 잘산다”

전남 장흥 땅에서 제법 알아주는 지주의 막둥이로 자란 그가 가죽과 인연을 맺게된 건 사업의 실패로 인해서 였다. 별다른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그는 전답 팔아 마련한 돈으로 종로4가에 양화점을 차렸다. 그때 그의 나이 스물 넷. 서울에서 공부하는형들의 모습을 쫓아 무작정 상경하여 안해 본 일이 없었지만 성공이란 놈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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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경험도 수완도 없던 그는 결국 2년만에 양화점을 포기해야 했고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기에는 면목이 서지 않았다.

사업에 실패하고 터를 잡은 곳은 명동. 남의 가게에서 일하고 받읃은 월급 8천원으로 자신의 미래를 다져 나갔다. 10여년의 고생 끝에 김동주 씨는 작지만 자신의 점포를 갖게 되었다. 작지만 그의 꿈이 고스란히 담긴 ‘명동사’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리고 다시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명동사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며 번창을 거듭했다. 홀로 시작했던 점포의 규모는 그때보다 배로 커졌으며 수선 종류도 구두 뿐 아니라 핸드백, 의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졌다. 지금 이곳에 몸을 담고 일하는 직원마도15명인데다 하루 200∼250개 정도의 수선이 들어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IMF요? 오히려 터지고 나니 일감이 작년에 비해 15%나 늘어난 거 같아요. 조금만 망가져도 내다 버리던 때는 이제 갔습니다. 요즘은 여러번 고쳐서 새 것처럼 쓰는 이들이 많아요. 작년까지만 해도 외제품 일색이었는데 지금은 국산 제품 수선 의뢰도 많이 들어 옵니다.”

명동사야말로 IMF 시대의 불황을 모르는 직종이라며 요즘들어 자신의 직업에 더 만족하게 되었다고 김사장은 뿌듯해 한다. 또 젊은 손님이 많아진 것도 이변이라면 이변이다.

“이 말은 꼭 하고 싶어요. 확실히 있는 사람들이 더 절약하며 살더군요. 지금까지 내가 맡은 일감의 주인들을 보면 국회의장도 있었고, 기업체 사장, 교수들등 모두 우리니라에서 한몫하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없는 사람들이 더 쉽게 물건을 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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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김동주 씨가 쓰는 물건들의 수명은 대부분이 7∼8년 이상은 기본, 무엇이든 쉽게 버리지 않는다. 손 마디마디의 굳은 살이 그의 삶을 증명하듯 그의 모습에서 그만의 생활철학이 엿보인다.

좁은 작업장을 기반으로 큰아들과 작은 아들을 다 키울 수 있었다며 “욕심 부리지 말아야 잘산다” IMF로 그동안 과소비에 멍들고 이기주의에 젖어 있던 우리들의 모습을 이제 깨끗이 지우고 당연히 그랬어야 하는데 못했던 절약하는 습관을 이제 우리 모두가 다시 찾아야 한다며 소탈하게 웃어보이는 그의 웃음자락의 끝이 시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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